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by galisany posted Jun 14,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밑에 원노트 관련 질문드린 사람입니다.

 

제 글에 달린 댓글들중에 '할 말이 많다는' 내용을 보고 좀 발끈해서 이 글을 쓴다는 점 솔직히 인정하고 들어갑니다.

 

저야말로 정말 할 말이 무진장 많은 사람인데 그간 리눅스를 알리려는 이곳 운영진들의 노고등을 보면서 나름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저도 이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는 리눅스라는 체제가 절대 다수들에게 익숙한 GUI (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 ) 를  외면하고 어느 분 말씀대로 TUI ( 텍스트 기반 인터페이스 ) 를 계속 고수하는 것에 무척 불만이 많습니다.

 

'무척' 많습니다.

 

그간 경험상 이런 얘기를 하면 으례히 리눅스가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를 설명하려 드는 분들이 나옵니다.

이미 익숙합니다.

 

그분들께 제가 단적으로 말씀드린다면 그런 설명이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왜?

 

리눅스가 태생이 서버 관리자들을 위한 OS다 보니 TUI일 수 밖에 없다는 등의 긴긴 설명등을 듣고 제가 이해했다 칩시다.

그렇다해도 사실은 그냥 그대로 덩그라니 남아 있습니다.

리눅스는 일반인이 쓰기 불편한 OS 입니다.

팩트는 아무것도 변하는게 없어요.

 

단점이 발견되면 어떻게든 그걸 고치려고 노력할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는거지 안 좋은 걸 왜 안좋을 수 밖에 없는지 설득하는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들은 사람이 그 논리를 이해한들 못 한들 말입니다.

 

물론 만약 하모니카를 계속해서 개발자나 서버 관리자들을 위한 OS로 가져갔다면 처음부터 제가 이곳에 올 일도, 또 이런 글 올릴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냥 그렇게 그들만의 리그로 가져가도 저같은 사람이 할 말이 없겠지요.

 

그런데 지금 이곳의 절대 사명이 무엇입니까?

 

윈도우즈를 대체할만한 한국만의 대안 OS를 만들려는 것 아닌가요? 

 

윈도우즈를 대체할 것이니 특정 전문가뿐 아니라 그간 윈도우즈나 맥에 익숙해 있던 일반 사용자들도 아우르려 하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그동안의 사용 습성, 행태, 심리까지 모조리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무시'할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려'할 대상입니다.

 

내 천성이 이러하니 너희들이 좀 이해해라할 게재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용자들을 무시하면 벌을 받습니다.

 

지금은 기사회생했지만 천하의 맥OS도 자칫 그 길을 갈 뻔 했습니다.

 

분명히 윈도우즈는 문제가 많은 OS입니다. 태생이 맥OS를 흉내낸 모조품이고, 그럼에도 어설프게 따라해서 무겁고, 삭제해도 깨끗하게 지워지지도 않고, 불안정하고, 별별 dll 파일, 스크립트들이 딸려오는 등 사람을 괴롭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럼에도 뻔뻔하게 비싸기까지 합니다.

 

(사실 이래서 제가 하모니카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이고요.)

 

다수가 인정하듯 맥OS는 사용자 편의성에서 지금도 최고의 OS입니다. 

그런데 그 천하의 맥OS가 다 아시겠지만 자신을 어설피 따라한 그 윈도우즈를 무시했다가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윈도우즈 프로그램들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홀로 독야청청 자신만의 리그로 갔다가 애플이라는 회사가 사라질 뻔 했고 스티브 잡스는 쫓겨났지 않았습니까?

 

제 말의 요지는 결국 범용적 작품을 만들겠다면 대중의 특성에 자신을 맟추려 노력해야지 그 반대로 하려거나 혹은 애써 그 이유를 설명하려 드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말씀입니다.

 

당시 맥 개발자에게 왜 윈도우즈 소프트들을 배척하냐고 물어보면 그들이라고 할 말이 없었겠습니까?

맥OS도 윈도우즈와 근본 개념부터 다른데?

 

 

자꾸 귀찮게 묻지 않으려고 혼자 나름대로 기웃거리며 하모니카를 살펴본 결과 알게 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OS자체와 그야말로 기본 프로그램 ( 웹브라우저, 워드 소프트, 그래픽 소프트...) 들은 윈도우즈 환경과 같음.

사용자가 신경쓸 일도 없음. ( 애초에 딸려 나오므로 )

 

2. 그러나 그 다음부터는 고행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음.  뭔가 자기가 필요한게 있으면 일일히 다 찾아봐야 되고, 시행착오 거치며 그 과정 중에 옛날 도스 화면 같은 (콘솔이라고 하는듯 합니다) 시커먼 화면과 마주하는 일도 불사해야 함. 겨우 성공하면 만세라도 불러야 하는 상황.  (이건 다른 곳에서도 사람들이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

 

말이 길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제 결론입니다.

저는 하모니카가 정말 성공하고자 한다면 아래와 같이 나가야 하지 않겠나 감히 제안 드립니다.

 

1. 왠만한 컴 사용자가 한 10~20분 정도 주물거려 보면 거뜬히 사용할 정도로 쉽고, 간단하고, 그간의 사용 행태를 거스르지 않아야 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윈도우즈보다 훨씬 가벼워. 사용 행태는 비슷한데 가볍고, 무료고, 안정적이야. 그러면 성공은 따놓은 당상 아니겠습니까?

범용 OS를 지향한다면 결단코 결단코 사용자가 그 OS를 '공부' 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됩니다.

그러잖아도 공부할 거 많은 세상입니다.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OS조차 머리를 썩혀야 한다면 과연 그 OS가 성공하겠는지요?

 

설사 밑단으로는 기존의 리눅스처럼 돌아가더라도 사용자의 눈에는 그게 안 드러나고 대신 편리한 GUI 가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2) 리눅스 전용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윈도우즈의 exe 파일들이 하모니카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필사적인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왜? 그래야 살아남으니까.

 

리눅스 비판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와인'같은 별도의 앱까지 또 써야 한다면 그럴바엔 윈도우즈를 깔지 뭐하러 리눅스를 쓰냐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3) 앱스토어와 같은 리눅스 소프트 전용 장터가 필요하고 거기에 올라오는 리눅스용 프로그램은  유료로 해야하리라 봅니다. OS 는 무료일지언정 그 다음부터 쓰는 잡다한 프로그램들은 개발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가야 점점 더 좋은 것들이 나오고 사후 책임도 지지 않겠습니까?

 

저부터도 기꺼이 돈을 내고 쓸 의향이 있습니다.

 

 

4) 필요하다면 개발자용의 리눅스는 그 버전대로 별도로 가고, 범용 OS는 또 그것대로 분리되어 가야할듯 합니다.

그러면 누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하는 일도 사라질 것입니다.

 

 

저도 윈도우즈를 싫어하고 가능하다면 어떻게든 우리 자체 OS를 쓰고 싶은 일인입니다.

 

그런데 기웃거릴 수록 자꾸만 망설이게 됩니다. 내가 쓰던 꼭 필요한 앱도 없고 불편하고.... 에이 그냥 쓰던 거 쓰자.

자꾸 이렇게 됩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